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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아이를 위한 감정 쓰레기통 만들기 활동 (감정표현, 자존감, 글쓰기 확장)

by vanillalatte9 2025. 7. 21.

다양한 감정의 얼굴 표정 사진

 

요즘 아이들은 공부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친구 관계, 부모와의 갈등, 자기 부정감 등 다양한 감정을 안고 자랍니다. 하지만 감정을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면 그 감정은 내면에 쌓이고 결국 자존감 저하, 짜증, 회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초등학생을 위한 창의적 감정 표현 활동인 ‘감정 쓰레기통 만들기’를 소개합니다. 이 활동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아이가 안전하게 감정을 표현하고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 심리 정서 훈련이자 글쓰기 습관의 출발점이 됩니다.

1. 감정은 숨기는 것이 아니라 ‘버리는’ 것이다

아이들도 어른과 똑같이 감정을 느낍니다. 기쁨, 슬픔, 분노, 부끄러움, 불안… 그런데 감정을 말이나 글로 표현해 본 경험이 부족한 아이는 그것들을 억누르거나 그냥 삼켜버립니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은 “그런 말 하면 안 돼”, “참아야지” 같은 말로 쉽게 눌리게 되죠. 이런 환경에서는 아이가 감정을 숨기는 법은 배워도, 다루는 법은 배우지 못합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감정 쓰레기통’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웃음이 나지만, 이 활동은 감정을 ‘나쁜 것’으로 보지 않고, 흐르게 해주는 통로를 만들어주는 심리적 장치입니다. 우리는 쓰레기를 버리듯 필요 없는 감정을 쓰레기통에 버릴 수 있고, 그러고 나면 마음이 조금 더 가벼워집니다.

감정 쓰레기통은 아이가 말하지 못한 감정을 쪽지로 써서 버리는 습관을 통해, 감정을 글로 풀어내는 힘을 길러주는 동시에, 글쓰기를 치료적 습관으로 연결하는 데 큰 효과가 있습니다.

2. 감정 쓰레기통 만들기 방법

이 활동은 매우 간단하지만, 지속적으로 실천하면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필요한 준비물도 단순하고, 일상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어 가정이나 학급에서도 추천됩니다.

✅ 준비물:

  • 빈 상자, 통, 페트병 등 (감정 쓰레기통 역할)
  • 색종이 또는 작은 쪽지지
  • 펜, 스티커, 꾸미기 도구 (선택 사항)

✅ 만드는 방법:

  1. 아이와 함께 상자나 통을 꾸며보세요. “감정 쓰레기통”이라는 이름도 붙이고, 웃는 얼굴, 번개 모양, 눈물 모양 등 자신만의 표현을 넣게 해주세요.
  2. 감정을 담는 쪽지를 따로 정해두고, 아이가 마음이 복잡하거나 화가 날 때 그 쪽지에 감정을 써서 쓰레기통에 버리게 합니다. 예:
    • “친구가 내 얘기를 무시해서 속상했어”
    • “엄마가 소리 질러서 무서웠어”
    • “오늘 내가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자책 중”
  3. 감정은 ‘좋은/나쁜’이 아닌 ‘내 마음의 진짜 느낌’임을 계속 이야기해주세요. “이건 나쁜 생각이 아니야. 그냥 지금의 마음을 담는 거야.”
  4. 일주일에 한 번, 아이가 원할 경우 감정 쓰레기통을 함께 열어보고, 말로 풀어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거부한다면 절대 강요하지 말고, 버리고 끝내도 좋습니다.

3. 감정 쓰레기통이 아이에게 주는 변화

감정 쓰레기통은 단순히 글을 쓰는 놀이가 아니라, 감정을 다루는 근육을 길러주는 습관입니다. 몇 가지 구체적인 효과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감정을 쌓아두지 않고 건강하게 흘려보내는 법을 익힌다

감정을 삼키는 대신 글로 쓰고, 버리는 행위는 아이가 감정을 순화하고, 인정하고, 거리를 두는 연습을 하게 합니다. 감정을 외부로 내보내는 습관은 자존감을 유지하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② 자기 인식이 생기고 자기 언어가 자란다

처음엔 “짜증 나”라고만 쓰던 아이가 점점 더 구체적으로 감정을 표현하게 됩니다. 예: “짜증 나” → “친구가 내 말에 대답 안 해서 실망했어”. 이 변화는 곧 글쓰기와 어휘력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③ 정서 안정과 갈등 조절력이 향상된다

감정을 글로 써서 내보내는 경험을 자주 한 아이는, 같은 상황이 반복될 때 감정에 휘둘리기보다, 조금은 거리를 두고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됩니다.

④ 감정 쓰레기통이 일기, 에세이, 글쓰기의 출발점이 된다

“이 감정 쪽지 중에 오늘은 어떤 얘기로 더 써볼까?” 하며 글쓰기로 확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아이는 곧 자기 마음을 읽는 힘을 가진 아이로 자랍니다.

결론

감정을 ‘버리는 연습’은 결코 무책임한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감정을 안전하게 정리하고 흘려보내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아이의 삶에 큰 영향을 줍니다. 감정 쓰레기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마음을 글로 털어놓는 연습이며, 글쓰기의 첫 걸음이자 감정 건강을 지키는 루틴입니다. 아이가 감정을 글로 다룰 수 있게 될 때, 학습도 관계도 더 단단해집니다. 오늘, 집 한 켠에 작은 감정 쓰레기통을 함께 만들어보세요. 그 안엔 쓰레기가 아닌, 아이의 소중한 마음이 담깁니다.